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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3 일상

가그린민트 2018. 6. 3. 11:08

정말, 나한테 왜그래


1. .

송진 향이 짙게 배인 틈새로 걸어오는 그를 보았다. 물건을 망가뜨리는데에 끝없이 창조적이던 그는 줄곧 스스로를 무너뜨리곤 했다. 그럴때면 늘 시선이 교란된 채 야망에 대한 이야기를 따분히 늘어놓는다.  Le temps est passé.

왜인지 요즘의 그는 상당히 화가 나 보였고, 때론 흔들리기도 했으며 그렇게 지쳐갔다.

원래 삶이란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이를 어떻게 정명하느냐에 따라 표상도 달라진다. 사람은 제각기 분열하기에 관계 역시 다형성을 띄기 마련이나, 그러함에도 나름의 선이랄 것은 존재한다. 그 경계가 탄력적인 이들을 좋아했지만, 그 자체를 무시하는 태도에는 분개하는 그였다. 그는 이것을 페르소나로 인식했고, 자신을 포지셔닝해왔다고 한다. 얼굴에 침을 뱉는 것 같은, 순간의 모욕감보다 그를 처참하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그런 정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일순 들었다. 융통성이 없는 그가 늘 안타깝지만 사실 이건 Ex-libris다.

호흡이 틀어지면 많은 부분이 어긋나게 된다. 이번 달 내로 끝내려던 프로젝트의 기능은 이미 구현했지만, 설계상의 혹은 기능상의 고도화, 안정화로 예상치 못한 부하가 걸렸다. 팀원 2명이 나가고 1명이 더 나갈 예정이다. 3개의 약속이 틀어졌고 2개의 스터디 일정이 조정되었으며 그 중 하나는 지방선거일에 출근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이벤트로 인해 못가게 되었다. 주말 운동의 여파로 꼬인 생체리듬은 3시간 이상의 출퇴근과 함께 엉망진창이 돼버렸다.

엉망인 호흡을 억지로 가다듬겠다고 거친 숨을 뱉으며 머리를 흔들어대거나 숙여서는 안된다. 어느 정도의 긴장감으로 심장을 움켜진 채 허리를 펴고 반동의 폭을 줄여야 한다. 움직여야 할 것은 다리이고, 팔의 반동으로 탄력을 줄 뿐이며, 시선은 먼 곳을 향하여야 한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은 이런 맥락에선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의 뜀박질이 경주가 아니라 무용구보라고 인식하는 순간, 경쟁은 연대로 탈바꿈한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 감사하다.


2. 소매치기

오랫만에 양복을 입으니 별일을 다 겪는다. 축의금을 내기 전이었더라면, 선물받은 지갑이었더라면 정말 화가 날뻔했다. 그런 일이 없어서 다행이다.


3. 자극

조금만 긴장을 풀어도 시간은 콸콸 흘러나간다. 연애도, 취미생활도, 학업도, 운동도, 업무도, 사회생활도 충실하면서 미래까지 준비하는 이들이 주변에 즐비한 것도 참 인복인 거 같다. 오랫만의 번개 모임들, 코드스쿼드 화이트레벨 멤버 모임, 그리고 전회사 사람들과의 만남들..(사진을 못찍은 것이 못내 아쉬운.. 여전히 동생같이 맞아주시는 사장님과 부서장님의 정겨움에 너무나 죄송했던..)

Again 09는 무슨 살이 더 쪘다. 내일 당장 헬스 등록해야겠다.



4. 발견

인천에도 코워킹 스페이스로 괜찮은 장소를 발견했다. 6월은 약속이 많아 못가겠지만 앞으로 토요일 오후에 자주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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